대구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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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 관련 참여연대가 유엔안보리 등에 서한을 발송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참여연가 발표한 입장에 대구참여연대도 같이 하는 뜻에서 옮겨 싣습니다.

 

<천안함 관련 안보리 서한발송 논란에 대한 입장>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지난 6월 11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15개국, 유엔 사무총장실, 유엔한국대표부에 천안함 침몰에 관한 참여연대 입장(The PSPD's Stance on the Naval Vessel Cheonan Sinking)’을 이메일 등을 통해 전달하였다.

 

참여연대는 이미 국내에서 발표된 보고서의 번역본을 서한을 통해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에게 전달하면서, 천안함 사건 규명을 위해서는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참여연대 보고서를 포함 모든 근거들을 고려해 공평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길 희망하며, 한반도 평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을 요청했다. 이는 어느 누구를 두둔하려는 것이 아니라 천안함 침몰 이후 국민이 합의할만한 투명한 정보공개, 철저한 진상 규명, 책임소재의 규명을 일관되게 주장해온 참여연대의 입장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이번 보고서 발송은 참여연대는 물론 세계 민주주의의 국가의 주요 NGO들이 유엔에 대해서 전개하는 일상적인 활동의 일환이다. 참여연대는 2004년부터 유엔 Special Consultative Status with ECOSOC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참여연대는 유엔과 같은 국제레짐을 통해서도 표현의 자유 침해 사례, UPR(인권이사회 보편적 정례 검토보고), 이라크 전쟁, NPT(핵확산금지조약) 검토회의 등 정치, 사회, 안보 이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드러나는 사회적 문제점들에 대해 정부의 시정을 요구해왔다. 이러한 NGO들의 국제사회 논의과정 참여는 유엔의 참여자로서 부여되는 당연한 권리의 매우 자연스러운 발현이다. 이번 유엔 안보리 서한 또한 이와 같은 취지에서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이와 같은 NGO 활동이 국격을 훼손하고 국익을 침해한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이 중 상당부분은 국제사회에서의 NGO활동, 그리고 UN메커니즘에 대해 이해함으로써 해소될 수 있다. NGO들이 국가외교정책에 대한 발언하고 이를 UN에 전달하는 일은 유엔에서 일상화된 일이다. 예를 들어 미국이 유엔안보리에서 추진하는 많은 결의안들이 미국 NGO들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하곤 한다. 이라크 이슈, 팔레스타인 이슈, 핵군축 이슈 어느 것 하나도 그대로 넘어가는 법이 없다. 반면, 정부가 추진하는 결의안에 그 나라 NGO가 감히 이견을 제시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존재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유엔에서는 놀랍고 의아스러운 일일 수 있다.

 

어제(6/14) 외교통상부는 참여연대가 유엔에 서한을 보낸 것에 대해 “극히 유감스럽다”며 “천안함 사태를 국제사회가 다루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은 일치되고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정례브리핑에서 밝혔다. 국무총리까지 ‘어느 나라 국민인가?’라고 힐난했다고 한다. 청와대는 ”무슨 목적으로 이런 일들을 벌이는 지 묻고 싶다“며 시민단체의 활동을 비난했다고 한다. 우리의 목적은 정부가 국민과 국회 내에서 좀 더 폭넓은 합의를 이룬 후에 이에 대한 외교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었다. 이 합의가 한국외교의 토대가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국내에 존재하는 이견과 의문이 국제무대에 표출된 것을 국익 훼손이라고 억압하거나, 이를 제기하면 국민도 아니라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이 과연 품격 있는 나라 정부의 처신인가? 시민단체의 대유엔 활동을 ‘이적행위’로 몰아붙이고 겁을 주는 선동정치를 구사하는 정부가 G20 같은 글로벌 외교를 주도할 수 있겠는가? 강조하건대 외교는 민주적 견제의 성역이 아니다. 민주국가에서 외교는 민주적 의견수렴의 반영이어야 한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이용할 것을 염려하기도 한다. 개방사회에서 모든 주장과 이견들은 누구에게든 인용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이 만약 자기 자신의 주장과 변론을 내놓지 않고 남한 시민단체의 이견만을 앵무새처럼 반복한다면 도리어 더 큰 의혹을 사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런 것이 무서워 이의제기하기를 멈춘다면 그것은 더 이상 성숙한 민주국가의 시민사회라 할 수 없다. 더욱이 정부가 나서서 이견의 자유로운 표출을 억누르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 그것은 옳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현명한 일도 아니다. 적이 이용할 것을 우려해 이견을 통제하는 안보국가의 편협하고 낡은 매뉴얼로는 진정한 국익도 품격도 얻을 수 없다.

 

정부는 천안함 사건에 대해 국제사회의 공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천안함 외교는 섣부르고 조급한 군사적 제재 조치와 유엔에서의 쟁점화 방침으로 인해 중국은 물론 러시아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고, 미국조차 한국정부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의사를 밝히면서도 한편으로는 한국이 결의안을 주도할 것을 권유하는, 일종의 교착상황에 처한 것처럼 보인다. 정부는 늘 존재해왔고 유엔에서는 일상적인 시민단체의 대외활동을 문제삼고 책임을 전가하기에 앞서 무리한 천안함 외교의 문제점부터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안보와 외교는 군과 외교당국의 배타적 독점분야가 아니다. 이른바 ‘국격’있는 나라로 존중받는 많은 나라의 역사와 현실이 이를 보여주며, 현존하는 유엔의 의사결정구조와 그 발전의 역사가 이를 반증한다. 참여연대는 민주주의와 평화를 추구하는 권력감시단체로서 보편적 이익과 공익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천안함에 대해서도 이미 청구한 정보공개와 이에 대한 행정소송도 차질 없이 진행하는 등 안보권력의 시민통제를 위해 더욱 진력할 것이다. 시민사회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목소리를 억누르려는 정부와 보수언론의 각성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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